"'당근'에서 친구 만드셨나요? 저는 잃어버린 반려견 찾았어요"

중고거래 새 장 연 모바일 동네 장터③ 당근생활백서
일상용품부터 대형 선박까지 등장…지역 커뮤니티 역할도
안전한 거래 필수…동네 인증 여부·매너 온도 확인해야
  • 등록 2020-10-06 오전 5:45:00

    수정 2020-10-06 오전 5:45:00

당근마켓 ‘동네생활’ 서비스 화면(사진=당근마켓)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우연히 당근마켓을 알게 된 60대 윤선자(가명) 씨는 최근 당근마켓으로 안 쓰는 물건을 나누고 관심사가 비슷한 동네 이웃과 친구가 되는 재미에 푹 빠졌다. 필요한 것을 값싸게 구할 수 있고, 활용하지 않는 것들을 나누며 살림을 덜어낼 수 있어서다. 특히나 즐거운 일은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 친구가 된 것이다. 하루는 6살 된 손녀가 “할머니는 누구랑 놀아?”라고 물어 “당근 친구들하고 놀지” 했더니, “당근 친구들은 야채야?”라는 귀여운 대답이 돌아왔다. 윤 씨는 당근마켓을 알게 된 후 무료한 일상에 활력을 얻었다고 한다.

당근마켓이 중고거래 시장의 판을 바꾸며 여기에 맞는 새로운 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지역 기반으로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중고 상품을 사고파는 것은 물론, 지역 커뮤니티의 역할까지 하는 모습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당근마켓은 지역 기반으로 다양한 상품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거래가 이뤄진다. 이에 심리적 진입장벽도 낮은 편이다. 목적 구매보다 당근마켓 안에 머물며 검색을 하다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앱 충성도가 높다.

(자료=당근마켓 캡처)
실제로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IGAworks) 조사 결과 지난 4월 기준 당근마켓의 일 사용자 수는 약 156만명으로 전체 쇼핑앱 중 쿠팡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1인당 월 평균 실행일 수는 8.6일, 평균 사용시간은 3.16시간으로 조사됐다.

특히 당근마켓 사용자는 3040 여성이 전체의 40%에 달한다. 부인들이 상품 거래를 하기로 한 뒤 서로의 남편들이 무슨 물건인지도 모른 채 어색하게 상품과 돈을 교환했다는 우스갯소리가 큰 공감을 얻은 이유다.

올라오는 상품도 다양하다. 자전거·캠핑용품·의자·노트북·냉장고·아이패드·컴퓨터 등 일상 생활용품이 주로 인기리에 거래되고 있으나 톡톡 튀는 이색 물품도 종종 등장한다.

제주도에서는 흙, 돌, 하르방 같은 이색 물품들은 물론, 대형 선박이 판매 게시글로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옛날 공중전화기, 어처구니없는 맷돌, 징 등 빈티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오래된 물품들도 인기리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뿐만이 아니다. 한국에서 공부 중인 외국인 유학생을 만나 친구가 되는가 하면 잃어버린 반려견을 찾은 사례도 있다.

박현영(가명) 씨는 반려견과 외출 후 집으로 돌아오던 도중 강아지를 잃어버렸다. 반려견을 찾기 위해 당근마켓에 강아지의 사진과 특징, 나타날 만한 장소 등을 정리해 게시글을 올렸다. 잠시 후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강아지를 목격하고 사진과 위치를 신속하게 댓글로 달아 알려줬다. 이에 박 씨는 안전하고 빠르게 반려견을 찾을 수 있었다.

다만 아무래도 처음 보는 타인 간 거래가 이뤄지는 곳인 만큼 안전한 거래는 필수다.

먼저 안전한 거래를 위해 전화번호나 주소 등 개인 정보 공유는 피하고 1:1 당근 채팅을 통해 약속 시간과 장소를 정한다. 이때 직거래 장소는 누구나 찾기 쉬운 공공장소에서 만나는 것이 좋다.

또한 GPS(위치기반) 동네 인증을 한 진짜 이웃인지 확인해야 한다. 거래 상대방의 동네 인증 횟수를 확인해 진짜 이웃인지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당근마켓 실사용자는 주기적으로 거주지에서 GPS 인증을 하게 되며 위치 정보가 일치하지 않는 지역에서 동네 인증은 불가능하다.

매너온도 확인도 중요한 포인트다. 당근마켓 매너온도는 가입 시 36.5도에서 시작해, 매너 거래가 쌓이고 좋은 평가를 받을수록 최대 99도까지 높아진다. 거래 상대방의 매너온도가 낮다면 가입일, 인증 횟수, 재거래 희망률, 후기 등을 꼼꼼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근마켓의 지역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큰 호응을 얻으며 ‘이게 팔릴까?’ 싶은 제품부터 수천만원에 이르는 배까지 전방위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당근하다’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어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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